* 본 포스트는 중국 텐진을 가보고서 작성한 시리즈 여행기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통계치의 인용보다는
평소 제가 갖는 중국에 대한 이해와 생각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보단 차라리 현지인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한번 더 생각해보면서 정리했습니다. 각 시리즈는 아래와 같습니다.
[텐진 여행기] #1 천진조약의 텐진(천진)을 가다. (바로가기)
[톈진 여행기] #2 중국 부동산 버블의 딜레마 (바로가기)
[텐진 여행기] #3 중국 경제 2010년에 브레이크 밟나? (바로가기) |
텐진 여행에 대한 포스팅을 잠깐 멈춘 몇 주사이,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발 재정위기에, 천안함이 북한소행이라고 하는 정부의 발표 이후 남북 갈등이 고조되며 주식시장의 단골 악재인 코리안 컨트리리스크까지 두더지처럼 툭 튀어나오며 그간 종합주가지수도 많이 하락했네요.
최근엔 위의 두 이슈 때문에 중국 경제 성장률둔화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걱정거리에 대해서는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뚝 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발상투자자의 역발상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진 시점에서, 텐진 여행기의 세번째 꼭지로 '중국 경제 2010년에 브레이크를 밟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정부의 지출, 기업의 투자, 개인의 소비의 3박자로 2009년을 버틴 중국
중국은 2008년도 하반기에 밀어닥친 미국발(유럽도 포함되었지만..) 주택버블폭발로 시작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란 쓰나미를 잘 버티며, 2009년에 9%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전 세계적인 '총수요감소'란 어려움을 맞이하여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역시 중국 정부는 '돈발'로 잘 막아냈습니다.
일단 중국 정부는 금리인하와 외국의 돈이 중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여러 규제들을 퓰어주며, 신용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가운데,
1) 중국 중앙 정부가 앞장서서 내륙개발을 위해 토목공사를 늘리고, 각 지방정부(성) 또한 인프라와 건물 등의 건설에 크게 투자를 느릴면서 고용창출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2) 그리고 기업들도 산업별로 큰 차이가 있지만 정부발주 물량을 소화면서 원자재관련, 개발관련 기업들은 큰 호황을 맞이했습니다.
3) 또한 중국 정부는 세수의 감소를 고려하고서라도, 전 세계적인 총수요감소로 인한 자국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중국 내 국민들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자동차, 가전 등의 내구재에 대한 하향정책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농촌에서도 작은 트럭이 굴러다니고, LCD TV를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보조를 해준 것이죠. 과거 부유층의 소비에서 서민으로도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의 소비와 관련하여 몇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미국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요감소가 있기는 했지만, 중국 내 자동차의 구매가 전년동기대비 50%이상씩 늘어나면서 엄청나게 사들이고 있습니다. 2009년에 1,360만대가 팔리더니, 2010년 1분기에 팔린 자동차만 461만대로 전년동기대비 약 70%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미국이 연간 판매규모가 1500만대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숫자죠. 그렇다고 중국의 자동차가 다른 '중국산'처럼 싸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세금때문에 패밀리세단의 대표인 혼다 어코드 2.4나 캠리, 소나타가 약 3900~4800만 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중국인들이 돈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물론 판매의 많은 수가 배기량 1600cc이하(왜냐면 취득세의 50%를 감면)가 50%정도 차지합니다.
- 한국 백화점의 최대 소비 외국인이 중국인 관광객이라고 합니다. 면세점뿐만 아니라, 중국 백화점과 비교할 때 훨씬 가격이 싸고, 상품구비가 잘된 한국 백화점으로 오는 것이죠. 확실히 주말에 백화점을 가보면 중국인들 엄청 많습니다. 물론 중국 대도시에 위치한 백화점에도 명품브랜드들 잘 갖춰두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에는 돈이 많아도 쓸 곳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고가의 서비스, 재화가 늘면서 쓸 곳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합니다. --'
- 또 요즘에는 한국 제주도에서 리조트 분양을 하는데 중국인을 단체로 모셔와 분양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이건 한국 뿐만 아니라 호주나 미국을 가도 중국인들이 단체로 방문하거나, 아니면 중국업체가 번들로 구매하여 자국 소비자에게 sell down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확실히 중국 부자들 돈이 많습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사업아이템을 잘 잡아서 갑작스럽게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도 많고(이런 부류는 많은 수가 부동산 개발상, 한국으로 치면 시행업자들)입니다. 중국에서 흔히 하는 말은 중국 사람들은 은행이용을 잘 안하기 때문에 돈을 은행에 예치안시키고 집에 쌓아둔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돌아다니는 돈(통계적으로 잡히는 통화량)은 통계치보다 높고, 개인들의 소비여력이 확실히 점점 커진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도 중국의 부유층에서 중산층의 소비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가격잡기 위한 정책이 경제에 찬물 끼얹을 가능성은 높지만, 불을 끄는 수준은 아닐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개인의 소비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들의 소비도 확실히 경기에 탄력적이라는 점을 조심해야 합니다. 부유층이라고 해도 경기에 관련없이 펑펑쓰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이번 소비의 많은 부분은 서민층에서 나온 것인데, 이들의 지갑은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서 열린 것입니다.
제가 보는 중국경제의 성장여부 핵심은 역시 부동산입니다. 텐진 여행기 2편인 [중국 부동산 버블의 딜레마] (바로가기)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중국의 경제성장의 큰 부분은 건설입니다. 다시 요약하면
1. 중국 경제발전의 행동대장역할을 수행하는 각 성의 지방정부는 "발전재원은 기본적으로 세금으로 충당하지만, 많은 부분 토지사용권(한국으로 보자면 토지)를 매각하여 생긴 돈으로 경제개발의 종잣돈"으로 삼아왔습니다.
2. 그런데 부동산을 잡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 중
a. 일차적으로 토지불하를 줄이거나, 혹은 가격을 잡기 위해 토지불하의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간다면 경제발전을 위한 재원이 축소됩니다. 물론 현재 토지매각은 경매(가끔 수의계약이 있지만..)를 진행되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고 싶어도 과열된 분위기에서는 싸게 낙찰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장의 자연스런 균형회복으로 미분양이 넘치고 개발상이 망하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겠죠. 이렇게 부동산공급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중국 일자리의 많은 부분을 담당해주었던, 건설경기에 악영향을 주고 또한 세금감소 등으로 이어져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수는 없죠. 그런면에서 과열된 시장을 잡으려는 노력은 필수적입니다. 최근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미분양으로 서민층 일자리(개인적으로 이런 단기적 일자리가 갖는 경제적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심이 가지만)가 많이 사라진 것만 봐도 건설은 사회안정의 면에서 정치적으로 참 중요한 산업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잡담이지만, 선진국이 아닌 곳에서는 건설은 인허가의 문제로 인해 정치인들에게 가장 쉽게 돈이 들어가는 창구이기도 하니깐 다른 면에서도 정치적으로 참 중요한 산업입니다.
b. 그리고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태가 유지된다면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는데 이로 인해 개인들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많은 국가들이 부채를 통한 자본조달에 의존하고 있는데, 금리인상은 기업들의 투자여력을 저하시킵니다. 이 부분이 중국정부로서는 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죠. 물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국의 대출금리는 겨우 5~6%수준으로, 조금 올려도 개인과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인데(지금은 비록 아니지만.) 누가 돈을 묵혀두겠습니까. 소비를 하던가 투자를 하던가 하겠죠. 또한 중국이 아무리 고정환율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안그래도 낮게 유지하고 싶은 환율을 상승시키는 부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죠. 그래서 중국정부도 현재까지는 금리인상은 최대한 미뤄두고, LTV규제를 강화하는 식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즉 부동산 가격만 잡고 싶지, 소비와 기업 투자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방증이겠죠.
하지만 위와 같은 부동산 하향에 맞서 경제성장을 지탱해줄 카드가 있습니다. 바로 지방정부가 아니더라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역간 균형성장을 위해 진행하는 하향정책입니다. 2, 3성급 도식까지는 왠만큼 된 것 같고, 슬슬 그 이하의 도시까지 개발하여 도시화율을 높이려고 합니다. 서부내륙개발을 위한 대대적인 인프라투자도 있고, 또 지난 5월초부터 시작한 상하이 엑스포도 있습니다. 앞선 부동산 가격잡기 정책이 중국의 경제발전의 불을 끌만큼 파괴적이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대처는 다소 늦은 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제안정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가 필수적인데 단기적으로야 11% 경제성장률 이루면 좋겠지만, 그건 마치 신용으로 소비를 먼저하는 것이랑 비슷합니다. 호주머니에 돈이 없어서 미리 당겨쓰면 뒷날이 걱정이죠.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전년대비 10%이상 성장했던 올 1분기 중국경기과열의 Peak였던 것 같은데, 중국정부의 기존 목표인 8%로의 하향조정은 오히려 건전성 유지에 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필요가 없죠.
중국기업의 문제는 아직까지도 과잉투자가 많다는 것이죠. 철강이나 조선 등 몇몇 업종을 중심으로 놀고 있는 공장이 많습니다. 각 성이 어느정도의 자치권을 갖고 있다보니 지방정부간의 다툼으로 산업구조조정이 미뤄지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결국 자연도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문제인데, 이 부분은 다음 꼭지에서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엑스포의 경제적 효과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
사실 엑스포때문에 지난 1분기에 이뤄진 건설투자(도로/철도등의 인프라구축 및 호텔, 숙박시설, 쇼핑시설 등의 일반 건축)가 상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엑스포는 전 세계인의 축제라기보다는 각 성의 중국인들이 상하이를 방문하는 수요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국가의 학교장악이 뛰어나기 때문에 왠만큼 필수적으로 그곳을 방문해야겠죠. 그리고 실제 관심이 있어서 중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많이 늘어날 것이고요.
* 상하이 엑스포 현장 (출처: Youtube)
약 6개월 간 진행되는 엑스포는 단기적으로 중국인들의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상업용부동산, 문화산업 활성화 등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경제구조가 서서히 이동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반 제조업보다야 훨씬 일자리창출도 많고, 정부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죠. 거기다가 2014년도에는 상하이디즈니랜드도 개장하고요. 또한 중국의 내수시장을 잡기 위한 '각국 기업들의 박람회참여'도 많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지갑을 더 열 수 있는 좋은 홍보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17일 동안의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관리 능력의 테스트였다면 엑스포는 6개월(정확히는 184일)동안 진행되는 행사이므로 소비란 측면에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17일 동안 올림픽이 열리니 가고싶어도 정부에서 제한했던 점도 있구요, 하지만 엑스포는 6개월이니 정부통제하에 기간을 나눠 입장시키면 됩니다. 또한 아주 매력적인 신기술과 제품들이 전시되니 구매욕도 자극될거구요. 또 시골에서 방문하는 중국 학생들은 그곳과는 다른 새로운 자극을 받으며 또다른 신세대로서 장기적으로 지갑을 여는 잠재적 수요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상해에서는 아직 비수기라 호텔을 잡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중국 학교들이 방학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숙박이 여유롭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엑스포가 끝나갈 무렵 방문하는 것을 생각 중에 있고요.
엑스포의 효과가 단순히 개장전인 2010년 1분기까지야 부동산, 건설업체들에게 좋은 재료였다면, 그 이후부터는 고용창출이 좋은 서비스업과 장기적인 중국인들 수요창출로 넘어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죠. 과거 1933년 미국시카고 박람회에서 약 2,300만 명의 방문격이 오고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데 이어 자동차 소비열풍을 이끌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이 발전이 빠르게 이뤄진 것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개인적인 바람은 중국 2010년에 딱 8%성장하고, 2011년에도 그 성장세를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부동산과열을 잡기위한 정부의 대책도 합리적이며, 마지막에 금리인상을 겸할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의 낮은 금리에서는 오히려 더 필요해보입니다. 그 정도 인상과 부동산 대책으로 성장성이 감소할 수 있으나, 그 성장기세를 꺾지는 못할 것입니다. 중앙정부의 돈발도 있고요.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이 아니라 내수시장으로서의 중국으로 글로벌기업들의 FDI도 더 클테니까요. 지금 자동차 설비증설하느라 GM이니, 도요타니, 현대니 난리입니다. 물론 합작기업의 형태지만요.
그럼 다음꼭지에서는 마지막으로 '은행과 부실채권'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